본문 바로가기
맛집 이야기/- 서울 맛집

[오목교] 일미락 :: 나의 최애 삼겹살 집

by 뽐이🌿 2022. 4. 12.
반응형

일미락

📌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226-16
(오목교역 2번 출구에서 191m)
🕒 영업시간: 매일 12:00 - 23:00
(일요일 22:00 영업 종료)
🚗 주차 불가


오목교의 작은 골목길에서도
제일 안쪽에 보물같이 위치한 '일미락'


목동 일미 '일미락'이라고 적힌 이곳은
예전 회사가 목동에 있을 때 알게 된
나의 최애 삼겹살 집이다.

지금이야 통삼겹살에 와사비 등을 내어주는 집이
여러 군데 많이 생겼지만
약 8여 년 전 일미락이 생긴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만 해도 두꺼운 통삼겹살 조차도 흔치 않았다
신설동의 육전식당 정도 있었을까.

다른 여타 통삼겹살 집이 많이 생기더라도
아직까지 나의 최애를 유지하고 있던 일미락.

심지어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푸미흥까지 찾아가서
일미락을 먹었을 정도이니까.

상암동과 성수동에 분점이 생겨 모두 가보았지만
아무래도 분점은 본점에 못 미쳤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집에서 멀더라도
교통편이 불편하고 주차가 힘들더라도
꼬박꼬박 목동으로 찾아오고 있다.


언제나 낮술을 환영하는 일미락
8년 전엔 저 멘트마저도 얼마나 핫하게 느껴지던지.


처음의 일미락은 이쪽 건물뿐이었는데
회사 사옥이 이전하고 오랜만에 찾아왔던 일미락이
그새 인기가 많아져 가게를 확장했다.


왼쪽에 약간 오픈된 공간이 생겼으며
인기를 입증하듯 대기 공간도 마련해두었다.

토요일 주말 기준,
6시 직전에 도착했더니
마지막 한 테이블이 운 좋게 남아있었고
그 뒤로 웨이팅이 생겨났다.

웨이팅은 중간에 보이는 '테이블링' 기계에
번호를 입력하면 자기 순서에 카카오톡 알람이 온다.

일미락의 메뉴판


일미락의 메뉴는 통삼겹과 통목살이 대표 메뉴
가격은 160g에 18,000원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방문했더니 신메뉴가 생겼다.
발효목살(소금누룩)과 발효소고기안심(소금누룩)
발효목살은 대체 뭔 요술을 부렸길래
22,000원이나 하는지.

목살보다는 삼겹을 좋아하는 나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아
원래 주문하던 대로 통삼겹을 주문했다.

청국장 (9,000원)도 새로 생긴 듯한데
후식 메뉴는 따로 없는 건지
가격대가 단품 메뉴의 느낌이다.

일미락의 주류 메뉴판 


낮술이 그리울 때 언제든 일미락을 찾으라던 그 말처럼
일미락은 와인부터 전통주, 생맥주까지
상당히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처음 일미락을 방문했던 8여 년 전에
삼겹살 집에서 생맥주를,
그것도 그냥 카스 생맥이 아닌
다양한 수입맥주를 생맥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게
그 당시로서는 굉장히 센세이셔널했다

#라떼는말이야

일미락의 기본 제공 찬


마지막 하나 남은 테이블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자리에 앉자마자 실망감이 느껴졌다.

원래 본디 내가 일미락을 좋아했던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파절이도, 된장찌개도
심지어 그 흔한 쌈장마저도 나오지 않는 집이었지만

사장님이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삼겹살과 잘 어울리는 찬을 준비했다며
갈치속젓, 생와사비, 장아찌, 파김치, 씻은지 등등까지
조금은 생소하지만 다른 집들과는 다르게 준비되었던 찬들 때문이었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보이는
파절이도 아닌 이 정체불명의 파절이와
쌈장도 아닌 된장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씻은 묵은지는 온데간데없고
겉절이와 웬 샐러드가 준비되었다

사장님이 결국 바뀐 건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던 순간.


다행히 장아찌는 갓장아찌 한 종류만 사라지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장아찌는 제공되었다.

다른 고깃집에선 만나볼 수 없는 찬들인데
씻은지, 파김치 등과 함께 고기랑 먹다 보면
각각마다 고기와 잘 어우러지는 맛이 있다.

그리고 이것저것 먹다 보면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최애 찬이 생긴다.

나의 최애 조합은 씻은지와 무장아찌였다.


일미락에서는 된장찌개 대신
콩나물 김칫국인 갱시기 국이 준비된다

김칫국보다는 된장찌개 파인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

청국장이 단품 메뉴로 생겼던데
된장찌개는 언제 넣어주실는지.
후식 메뉴로 생겼으면 좋겠다.


먼저 주문한 삼겹살 2인분이
언제나처럼 가지런히 놓이고

내가 찾던 씻은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불판 위로 올려졌다

서버님 가시고 나서 윗부분에 있는 것만 구조해내서
구워지지 않은 상태로 먹었다.


맛있게 구워진 삼겹살과 미처 구해내지 못한 씻은지.

꽈리고추와 버섯 등이 가니쉬로 제공되고
찬으로 제공되던 씻은지가 가니쉬로 변경되었으며
겉절이와 샐러드, 파절이와 쌈장이 새로이 제공되었다.

그러고 보면 갓장아찌 하나 사라진 정도인데
무언가 새로운 게 많이 생겨나서 그런지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혹시나 해서 여쭤봤더니
사장님이 바뀐 건 아니라고 한다.
뭔가 새로이 변화를 주고 싶어 하셨다는데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찾아내었던
찬들을 고집하지 않으시고
손님들이 계속해서 찾았을 파절이 등의 찬들에
뭔가 현실과 타협한 느낌이랄까.

'이제는 굳이 목동까지 오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마음을 한가득 안고
삼겹살과 나의 최애 찬인 무장아찌를
한입 베어 물었는데,
그래도 나에겐 역시나 '일미락'이다.

대체 무엇이 이렇게 맛있는 건지
딱 꼬집어 내진 못하겠지만
고기가 다 똑같지 뭐- 하는
편견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곳.
다른 곳과 조금 다른 찬에도
일미락만의 개성이 있는 곳.

나도 본디 깻잎에 파절이와 함께 싸 먹는 삼겹살을
가장 좋아하는데
일미락에서만큼은 이곳의 찬들과 먹는 삼겹살이
너무 맛있다.

본인의 취향과 편견은 잠시 내려두고
일미락만의 개성을 즐기고 가시길 추천드린다.

반응형